서울 을지로의 한 노포(老鋪) 간판에는 작은 현판이 하나 더 걸려 있다. “백년가게”라고 적힌 그 인증판이다. 백년가게는 단순한 오래된 가게가 아니라, 중소벤처기업부가 업력 30년 이상의 점포 가운데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해 공식 지정한 소상공인을 가리킨다. 30년을 한자리에서 버틴다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사건이다. 임대료가 오르고, 상권이 옮겨가고, 손님의 입맛이 바뀌는 동안에도 문을 닫지 않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그 인증 제도가 무엇이고, 2026년에 무엇이 달라졌으며, 우리 가게가 신청할 수 있는지를 공식 자료를 근거로 차근차근 정리한다.
백년가게 제도는 “오래가는 가게”를 정책의 언어로 번역한 시도다. 정부는 왜 굳이 오래된 가게에 현판을 달아 줄까. 백년가게와 그 제조업 짝꿍인 백년소공인을 함께 묶어 부르는 말이 바로 백년소상공인인데, 그 안에는 “한 분야를 오래 지켜 온 사람의 축적된 기술과 신뢰를 사회적 자산으로 보겠다”는 관점이 담겨 있다. 아래에서는 자격 기준부터 혜택, 2026년 신청 절차 5단계까지 한 번에 살펴본다.
- 백년가게란 무엇이고 백년소공인과 어떻게 다른가
- 누가 지정하나 —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역할
- 지금까지 몇 곳이 백년가게로 지정됐나 (누적 현황)
- 2026년 백년소상공인 모집에서 달라진 점 — 300곳·인지도 투표
- 2026년 모집 일정과 신청처 (소상공인24)
- 백년가게 자격 기준 — 업력 30년·15년 계산법
- 신청이 제한되는 경우 (프랜차이즈·대리점 등)
- 지정되면 받는 혜택 — 현판·판로·정책자금 우대
- 백년가게 신청 5단계 절차
- 오래된 가게를 지키는 일의 의미
- 한눈에 보는 핵심 요약

백년가게란 무엇인가 — ‘오래가는 가게’를 정부가 인증하는 이유
백년가게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인증·육성 제도다. 핵심 취지는 명확하다. 오랜 기간 한 분야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 온 우수 소상공인을 발굴해, 100년 이상 존속·성장하도록 돕고 그 성공 모델을 사회 전체로 확산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백년가게는 “잘 버틴 가게에 주는 상장”이자, 동시에 “앞으로 더 오래가도록 받쳐 주는 사다리”다.
이 제도가 흥미로운 이유는 평가의 잣대가 매출 규모나 화려한 인테리어가 아니라는 점에 있다. 정부는 업력, 경영철학, 제품·서비스의 차별성, 지역사회 공헌 같은 항목을 두루 본다. 30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음식을 내고, 단골의 이름을 기억하고, 동네의 풍경 일부가 된 가게의 무형의 가치를 제도의 틀 안에서 인정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그래서 백년가게 현판은 손님에게 일종의 신호로 작동한다. 처음 가는 동네에서 어디서 밥을 먹을지 고민할 때, 30년 넘게 자리를 지켰고 정부가 그 경쟁력을 검증했다는 표식은 짧은 순간의 선택을 돕는다. 가게 입장에서는 그 신호가 곧 마케팅이고, 손님 입장에서는 실패 확률을 낮추는 정보가 된다.
백년가게와 백년소공인, 무엇이 다른가
백년소상공인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음식·서비스·도소매 분야에서 업력 30년 이상을 이어 온 백년가게이고, 다른 하나는 제조업 분야에서 업력 15년 이상의 숙련된 기술을 가진 백년소공인이다. 같은 “백년”이라는 이름을 쓰지만, 음식점·상점이라면 백년가게, 작은 공장이나 수공예 제조라면 백년소공인 트랙으로 신청한다고 이해하면 쉽다.
업력 기준이 30년과 15년으로 다른 데에는 이유가 있다. 제조 소공인은 상시 근로자 10인 미만의 작은 규모로, 한 가지 기술을 숙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산업 특성을 고려해 기준을 15년으로 잡았다. 반면 음식·서비스·도소매업의 백년가게는 한 점포가 상권의 부침을 견디며 30년을 이어 온 지속성 자체를 핵심 가치로 본다. 두 제도 모두 한 번 지정되면 유효기간은 5년이며, 기간이 끝나면 재지정 심사를 통해 자격을 갱신할 수 있다.
이 차이를 표로 정리하면 한눈에 들어온다. 우리 사업이 어느 트랙에 해당하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신청의 출발점이다.

누가 지정하나 — 중기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역할
백년가게의 주무 부처는 중소벤처기업부다. 사업의 큰 방향과 지정 규모, 제도 변경은 중기부 공고로 발표된다. 실제 모집·접수·평가·사후관리 같은 집행 업무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이 맡는다. 신청자 입장에서 실무 창구는 소진공과 그 온라인 시스템인 소상공인24라고 보면 된다.
이 구조는 다른 소상공인 지원사업과도 연결된다. 백년가게로 지정되면 소진공이 운영하는 여러 지원사업에서 우대를 받기 때문에, 백년가게는 독립된 상장이라기보다 소상공인 지원 생태계로 들어가는 입장권에 가깝다. 공식 정보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백년소상공인 육성사업 안내와 중소벤처기업부 백년가게 소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 몇 곳이 백년가게로 지정됐나
제도는 2018년 도입 이후 꾸준히 지정 점포를 늘려 왔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공개한 공공데이터(2025년 기준)에 따르면 해당 가게는 약 1,424곳, 백년소공인은 약 959곳이 지정돼 있다. 전국 곳곳의 노포와 작은 공방이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다만 지정 점포 수는 매 회차 신규 지정과 5년 주기 재지정에 따라 계속 변하므로, 정확한 최신 수치는 공공데이터포털이나 오래된 가게 공식 홈페이지에서 그때그때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숫자가 말해 주는 것은 분명하다. 이 인증 제도는 일부 유명 노포만의 타이틀이 아니라, 동네마다 한두 곳씩 존재하는 “오래가는 가게”를 폭넓게 끌어안는 제도라는 점이다. 그래서 내 가게가 아직 30년에 도달하지 않았더라도, 이 제도의 구조를 미리 이해해 두면 시간이 쌓였을 때 자연스럽게 도전할 수 있다.
백년가게 제도는 언제, 왜 시작됐을까
이 제도 제도는 2018년에 도입됐다. 출발점에는 한국 자영업의 구조적 고민이 있었다. 새로 문을 여는 가게는 많지만 오래 버티는 가게는 드물고, 상권은 빠르게 뜨고 식는다. 이런 환경에서 30년 넘게 살아남은 가게의 노하우는 그 자체로 귀한 모델인데, 정작 사회적으로는 잘 기록되지도 전수되지도 않았다. 정부는 이 우수 사례를 발굴해 인증하고, 그 경쟁력이 다음 세대와 다른 가게로 확산되도록 돕겠다는 취지로 제도를 설계했다.
그래서 해당 가게는 보호와 성장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겨냥한다. 한쪽으로는 오래된 가게가 자산 가치를 인정받아 사라지지 않도록 떠받치고, 다른 한쪽으로는 그 가게가 디지털과 새로운 판로에 적응해 100년을 향해 더 나아가도록 민다. 단순한 명예 인증을 넘어 “지속가능성”을 정책의 중심에 둔 것이 이 제도의 특징이다.
2026년 백년소상공인 모집, 무엇이 달라졌나
오래된 가게 제도는 해마다 일부 운영 방식이 조정된다. 2026년 모집에서도 규모와 평가 방식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 이 단원은 2026년 신규 지정의 핵심 변화를 공식 공고와 보도 자료를 근거로 정리한다.
300곳 신규 지정 — 백년가게 150·백년소공인 150
중소벤처기업부는 2026년 백년소상공인을 300곳 내외 신규 지정한다고 공고했다. 구성은 이 인증 제도 약 150곳, 백년소공인 약 150곳으로, 음식·서비스 중심의 가게와 제조 기반의 소공인을 균형 있게 발굴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이는 매일일보·헤럴드경제·이투데이 등 여러 매체가 보도한 중기부 공고(제2026-156호)의 내용과 일치한다.
지정 규모를 300곳으로 명시했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이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업력 요건만 충족하면 자동으로 받는 자격이 아니라, 한정된 정원 안에서 경영철학과 차별성을 평가받아 선발되는 구조다. 따라서 신청을 준비한다면 “우리 가게가 왜 오래 사랑받았는가”를 설득력 있게 정리하는 것이 핵심이 된다.
새로 도입된 ‘지역 주민 인지도 투표’
2026년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평가 단계에 지역 주민 인지도 투표가 도입됐다는 점이다. 서류 평가를 통과한 업체를 대상으로, 그 가게가 지역에서 실제로 얼마나 알려지고 신뢰받는지를 주민 평가로 일부 반영한다. 이 제도의 핵심 가치가 “지역 대표성”이라는 점을 평가 절차에 직접 녹여 넣은 변화다.
이 변화는 신청 전략에도 영향을 준다. 평소 단골과의 관계, 동네에서의 평판, 지역 행사 참여 같은 무형의 자산이 단순한 미담이 아니라 실제 평가 점수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 한자리를 지킨 가게일수록 이 부분에서 강점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2026년 모집 일정과 신청처
2026년 백년소상공인 신규 지정 모집은 2월 5일부터 시작해 3월 27일(연장 마감)까지 진행됐다. 신청은 소상공인 지원사업 통합 플랫폼인 소상공인24에서 온라인으로만 접수했고, 서류·현장 평가는 봄에 진행돼 최종 결과는 그 이후 발표되는 일정이었다. 즉 이 글을 읽는 시점(2026년 6월 기준)에는 2026년 정기 모집은 이미 마감된 상태다.
그렇다고 이 정보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해당 가게 모집은 매년 비슷한 시기(연초~봄)에 반복되는 정기 사업이기 때문이다. 올해 일정을 알면 내년 도전을 1년 앞서 준비할 수 있다. 업력 요건에 가까워진 가게라면 지금부터 서류와 스토리를 정리해 두는 것이 현명하다. 정확한 차기 일정은 중기부 누리집과 소상공인24 공지에서 다시 확인하면 된다.
백년가게 자격 기준 — 우리 가게도 신청할 수 있을까
가장 궁금한 질문은 결국 “우리 가게도 될까”다. 이 단원은 오래된 가게와 백년소공인의 자격 요건과, 업력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그리고 신청이 제한되는 경우를 정리한다. 기준을 정확히 알아야 헛걸음을 줄일 수 있다.
업력 30년, 어떻게 계산하나
이 인증 제도의 핵심 관문은 동일 업종으로 30년 이상 영업을 이어 왔는지다. 여기서 자주 막히는 지점이 업력 산정 방식이다. 같은 장소에서 운영을 이어 왔는지, 업종의 연속성이 유지됐는지가 중요하게 본다. 중간에 잠시 휴업이 있었거나 상호가 바뀌었더라도, 동일 업종의 연속성이 인정되면 업력으로 합산될 수 있다.
가업승계의 경우도 길이 열려 있다. 부모 세대가 시작한 가게를 같은 장소에서 자녀가 이어받아 운영 중이라면, 승계 이력을 증빙해 이전 운영 기간까지 업력에 합산할 수 있다. 다만 이 부분은 사례마다 판단이 갈리므로, 사업자등록 이력과 임대차·승계 관련 서류를 미리 챙겨 두고 소상공인24 공지의 업력 산정 가이드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정리하면 업력은 “단순히 사업자등록을 낸 햇수”가 아니라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일을 이어 온 시간”으로 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 관점은 이 제도가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지를 그대로 보여 준다.
백년소공인의 15년 기준과 제조업 요건
제조 분야의 백년소공인은 업력 15년 이상이 기준이다. 대상은 상시 근로자 10인 미만의 소공인으로, 금속·가죽·식품·인쇄·봉제 같은 다양한 제조 업종의 숙련 기술자가 여기에 해당한다. 15년이라는 시간은 한 가지 기술을 손에 익히고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까지의 최소한의 숙련 기간으로 설정된 셈이다.
백년소공인 트랙은 특히 “기술의 깊이”를 본다. 오래된 장비를 다루는 노하우, 수작업의 정교함, 한 분야에서만 쌓을 수 있는 품질 관리 능력 같은 것들이다. 데님이나 수제화처럼 한 우물을 판 장인들이 백년소공인으로 지정돼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신청이 제한되는 경우
모든 오래된 가게가 신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대리점 등은 신청이 제한될 수 있다. 본사의 브랜드와 시스템에 기반한 운영은 개별 점포의 독자적 경쟁력·차별성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또한 소상공인 범위를 벗어난 규모이거나, 업종 연속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따라서 신청 전에는 반드시 해당 회차의 공고문에서 제외 대상과 세부 요건을 확인해야 한다. “30년 됐으니 당연히 되겠지”라고 넘겨짚기보다, 우리 가게의 형태가 제도의 정의에 들어맞는지부터 점검하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길이다.
백년가게로 지정되면 받는 혜택 — 현판부터 정책자금 우대까지
해당 가게의 가치는 명패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지정되면 공신력, 홍보·판로, 사업 우대라는 세 갈래의 실질적 지원이 따라온다. 이 단원은 그 혜택을 구체적으로 정리한다.
공신력 — 인증현판과 스토리보드
가장 먼저 받는 것은 지정서와 공식 인증 현판이다. 가게 입구에 걸리는 현판은 정부가 검증한 30년 가게라는 사실을 손님에게 즉시 알려 준다. 여기에 더해 가게의 역사와 철학을 담은 성장 스토리보드 제작을 지원해, 단순한 “오래된 집”을 넘어 이야기가 있는 브랜드로 다듬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공신력은 생각보다 큰 자산이다. 온라인 검색과 리뷰가 외식·소비 결정을 좌우하는 시대에, 정부 인증이라는 객관적 신뢰 표식은 광고로 사기 어려운 종류의 믿음을 만든다. 특히 관광객이나 처음 온 손님에게는 결정적인 한 줄의 정보가 된다.
판로와 홍보 — 온라인 기획전부터 온누리상품권까지
두 번째 축은 판로와 홍보다. 오래된 가게로 지정되면 온라인 판로 진출 지원, 기획전 참여, 방송·신문·민간매체·O2O 플랫폼을 통한 온·오프라인 홍보 기회가 열린다. 공항이나 대기업 팝업스토어 입점처럼 평소 작은 가게가 접근하기 어려운 무대에 설 기회가 연계되기도 한다. 2026년 안내에서는 온누리상품권 가맹 특례 부여도 혜택으로 포함됐다.
이 지점에서 이 인증 제도는 디지털 전환과도 맞닿는다. 오래된 가게일수록 온라인 판매나 SNS 홍보에 약한 경우가 많은데, 제도가 그 약점을 메워 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비슷한 결의 지원으로는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스마트상점 지원이 있어, 함께 활용하면 오프라인의 신뢰와 온라인의 확장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
사업 우대 — 지원사업 가점과 정책자금·컨설팅
세 번째이자 가장 실용적인 혜택은 다른 소상공인 지원사업에서의 우대다. 이 제도로 지정되면 중기부·소진공의 여러 소상공인 지원사업(약 12개) 신청 시 가점 3~5점과 우선 선정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융자 금리 우대, 컨설팅 사업 활용 우대, 해당 가게 협의회·워크숍 같은 네트워크 지원도 따라온다.
이 가점이 의미 있는 이유는, 경쟁이 치열한 소상공인 사업에서 몇 점의 차이가 당락을 가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운영 자금이 필요할 때 활용하는 소상공인 정책자금 같은 사업에서 오래된 가게 우대는 실질적인 이점이 된다. 반대로 어려움을 겪어 재기를 준비하는 단계라면 희망리턴패키지 같은 재도전 지원과 연결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 인증 제도는 그 자체로 끝이 아니라, 다른 지원으로 이어지는 연결점이라는 점을 기억하면 좋다.
지정 그 후 — 사후관리와 5년 뒤 재지정
이 제도 지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지정 이후에는 사후관리와 컨설팅이 이어져, 가게가 받은 혜택을 실제 성과로 연결하도록 돕는다. 홍보·판로 지원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협의회와 워크숍 같은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해당 가게들과 경험을 나누며 운영을 다듬어 갈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유효기간이 5년이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기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자격이 연장되는 것이 아니라, 재지정 심사를 통해 그동안의 운영 상태와 지속 가능성을 다시 확인받아야 한다. 이는 현판이 “한 번 받으면 끝나는 훈장”이 아니라 “계속 유지해야 하는 약속”이라는 의미다. 오래된 가게라는 이름값을 5년마다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구조가, 오히려 가게의 긴장과 품질을 지켜 준다.
이 인증 제도 현판은 과거에 주는 상이 아니라, 다음 30년을 향한 초대장에 가깝다.
백년가게 신청 5단계 — 소상공인24에서 이렇게 진행된다
자격과 혜택을 확인했다면 이제 절차다. 이 제도 신청과 지정은 접수부터 사후관리까지 크게 다섯 단계로 진행된다. 아래 그림과 설명을 따라가면 전체 흐름이 잡힌다.

접수부터 사후관리까지, 5단계의 흐름
전체 절차는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각 단계가 독립적으로 끊기지 않고 하나의 심사 흐름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을 이해하면, 어느 단계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가늠하기 쉽다.
- 1단계 접수·서류평가 — 소상공인24에서 온라인 접수 후 업력과 자격 요건을 서류로 검토한다.
- 2단계 지역 주민 인지도 투표 — 2026년 신설. 서류를 통과한 업체를 대상으로 지역 평판을 평가에 반영한다.
- 3단계 현장평가 — 소진공과 평가위원이 점포를 직접 방문해 운영 실태와 차별성을 확인한다.
- 4단계 심의위원회 — 경영철학, 제품·서비스 차별성, 지역공헌 등을 종합 심의한다.
- 5단계 결과 통보·지원 — 지정서와 현판을 수여하고, 판로·홍보·우대 지원과 사후관리로 이어진다.
이 흐름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구간은 서류평가와 현장평가다. 서류는 우리 가게의 객관적 자격을, 현장평가는 서류로 드러나지 않는 운영의 질을 본다. 두 단계의 메시지가 일관되도록 준비하는 것이 합격의 열쇠다.
미리 준비하면 좋은 서류와 자료
신청을 마음먹었다면 마감에 쫓기지 않도록 자료를 미리 모아 두는 것이 좋다. 사업자등록 이력처럼 업력을 증빙하는 서류, 가게만의 제품·서비스 차별성을 보여 주는 자료, 그리고 언론 보도나 수상 경력처럼 외부의 인정이 담긴 기록이 핵심이다. 가업승계로 업력을 합산하려면 승계 관계를 입증하는 서류도 함께 챙긴다.
실무적으로는 마감 2~3일 전에는 접수를 끝내는 것을 권한다. 온라인 접수는 마감 직전 트래픽이 몰리거나 파일 업로드 오류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 관련 문의는 중소기업 통합콜센터(1357), 시스템 관련 문의는 소상공인24 고객센터(1644-5302)를 이용하면 된다. 작은 차이지만, 여유 있게 제출한 서류가 더 정돈돼 보이는 법이다.
실무 팁을 하나 더하자면, 평가위원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이 가게가 왜 30년 동안 손님에게 선택받았는가”라는 한 문장이다. 메뉴의 비법, 단골과 쌓은 관계, 동네에서 맡아 온 역할 등 우리만의 이야기를 구체적인 일화와 숫자로 정리해 두면 서류와 현장평가 모두에서 설득력이 커진다. 막연한 자부심보다 검증 가능한 사실이 점수를 만든다.
오래된 가게는 왜 지켜야 하는가
제도와 절차를 넘어, 오래된 가게가 던지는 질문은 조금 더 근본적이다. 우리는 왜 오래된 가게를 굳이 제도로 지켜야 할까. 이 단원은 그 의미를 짚으며 글을 마무리한다.
노포는 도시의 기억을 보관한다
오래된 가게는 한 도시의 비공식 기록 보관소다. 어떤 골목의 30년 된 식당은 그 동네에서 자라고 떠난 사람들의 기억과 연결돼 있다. 첫 월급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갔던 집, 합격 발표 날 친구들과 갔던 집 같은 장면들이 그 가게의 식탁 위에 쌓여 있다. 이 인증 제도 제도는 그런 무형의 기억이 임대료 한 번에 사라지지 않도록 붙잡아 두려는 사회적 장치이기도 하다.
경제적으로도 노포의 존속은 의미가 크다. 한 가게가 30년을 버틴다는 것은 그 자리에 지속적인 고용과 거래, 지역 상권의 닻이 있었다는 뜻이다. 빠르게 생겼다 사라지는 가게들 사이에서, 오래가는 가게는 상권의 안정성을 떠받치는 기둥 역할을 한다.
지정을 못 받아도 할 수 있는 것
모든 가게가 이 제도로 지정될 수는 없다. 정원이 한정돼 있고, 업력 요건에 아직 도달하지 못한 가게도 많다. 그러나 지정 여부와 무관하게, 소상공인을 위한 정부 지원의 문은 여러 갈래로 열려 있다. 운영 자금이 필요하다면 정책자금을, 폐업과 재기의 갈림길이라면 재도전 지원을, 온라인 확장이 필요하다면 디지털 전환 지원을 활용할 수 있다.
핵심은 “내 가게의 단계에 맞는 지원을 찾는 것”이다. 해당 가게는 그 큰 지도 위의 한 점이다. 30년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오늘 활용할 수 있는 지원을 먼저 챙기고, 시간이 쌓였을 때 오래된 가게에 도전하는 순서가 가장 현실적이다. 이 글이 그 지도의 한 귀퉁이를 채워 주었기를 바란다.
또한 이 인증 제도 신청은 한 번에 끝나는 시험이 아니라는 점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이번 회차에 선정되지 않았더라도, 보완점을 정리해 다음 회차에 다시 도전할 수 있다. 업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쌓이고, 그동안 정비한 자료와 스토리는 다음 신청의 토대가 된다. 떨어졌다는 결과보다 우리 가게의 강점과 약점을 객관적으로 점검했다는 과정에 더 큰 가치가 있다.
한눈에 보는 백년가게 핵심 요약
지금까지의 내용을 다시 펼쳐 보지 않아도 되도록, 핵심만 압축해 정리한다.
- 이 제도는 음식·서비스·도소매 업력 30년 이상, 백년소공인은 제조업 업력 15년 이상의 소상공인을 정부가 인증하는 제도다 (유효기간 5년).
- 주무 부처는 중소벤처기업부, 집행 기관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며 신청은 소상공인24에서 한다.
- 2025년 기준 해당 가게 약 1,424곳, 백년소공인 약 959곳이 지정됐다.
- 2026년에는 300곳 내외(가게 150·소공인 150)를 신규 지정했고, 모집은 2월 5일~3월 27일 진행됐다.
- 2026년부터 서류 통과 업체를 대상으로 지역 주민 인지도 투표가 평가에 반영된다.
- 혜택은 인증현판·스토리보드, 온·오프라인 판로·홍보, 온누리상품권 가맹 특례, 지원사업 가점 3~5점·정책자금·컨설팅 우대다.
- 신청 절차는 접수·서류평가 → 인지도 투표 → 현장평가 → 심의위원회 → 결과 통보·지원의 5단계다.
- 지정을 못 받아도 정책자금·재도전·디지털 전환 등 다른 소상공인 지원을 단계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
결국 오래된 가게가 우리에게 건네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오래 버틴 시간에는 값이 있고, 그 값을 제도와 지원으로 환산해 다음 30년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30년이라는 문턱을 아직 넘지 못한 가게라면, 오늘 활용 가능한 소상공인 지원부터 차근차근 밟아 가며 그 시간을 향해 가면 된다.
이 글은 2026년 6월 기준 공개된 중소벤처기업부 공고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료, 관련 보도를 토대로 정리한 일반 정보다. 지정 규모·일정·세부 요건은 회차마다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신청 전에는 반드시 해당 연도의 공식 공고문과 소상공인24 공지를 확인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