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5월 중순이었다. 한낮의 햇살이 벌써 여름의 무게를 띠기 시작했고, 뉴스 자막에는 올해 첫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 소식이 흘렀다. 5월에 그런 소식이라니, 예년이라면 6월 말이나 되어야 보던 문장이었다. 2026년의 더위는 그렇게 달력보다 한발 먼저 도착했다. 우리가 여름 채비를 마치기도 전에, 계절은 이미 위험 수위를 올리고 있었던 셈이다.
온열질환은 더위에 오래 노출되면서 우리 몸이 열을 제대로 식히지 못해 생기는 병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가벼운 어지럼증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열사병까지 그 폭이 넓고, 매년 적지 않은 사람이 이 병으로 응급실을 찾는다. 이 글은 질병관리청과 기상청의 공식 자료에 기대어, 2026년 여름을 앞두고 미리 알아두면 좋은 사실들을 한자리에 정리한 것이다.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로 더위를 준비하자는 취지다.

이 글은 다음을 다룬다.
- 2026년 감시체계가 5월에 조기 가동된 배경
- 매일 오후 4시 공개되는 온열질환 신고 현황의 구조
- 올해 처음 도입된 발생 예측 정보 시범 서비스
- 2025년 온열질환자 4,460명 통계와 연령·지역별 분포
- 네 가지 유형 — 열사병·열탈진·열경련·열실신
- 기상청 폭염주의보·폭염경보 기준과 영향예보 4단계
- 물·그늘·휴식, 예방 3대 수칙
- 고위험군과 응급 상황 대처법
- 한눈에 보는 핵심 요약
온열질환, 2026년엔 5월에 먼저 찾아왔다
이 단원은 2026년 감시체계가 왜 평소보다 일찍 가동됐는지, 그리고 그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다룬다. 더위가 빨라졌다는 말은 막연한 체감이 아니라 행정의 시간표를 바꿀 만큼 구체적인 신호였다. 정부가 감시를 앞당겼다는 사실 자체가 올여름의 위험도를 가늠하는 첫 번째 단서다.
5월 15일, 감시체계 첫날에 나온 첫 사망
질병관리청은 2026년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5월 15일부터 가동했다. 평년보다 닷새 앞당긴 일정으로, 이른 더위가 예보되면서 감시를 미리 시작한 것이다. 이 감시체계는 본래 매년 5월 20일을 전후해 시작해 9월 30일까지 운영되지만, 최근에는 더위가 빨라지면서 시작 시점도 앞당겨지는 추세다.
그런데 가동 첫날인 5월 15일, 서울에서 80대 남성이 더위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원인으로 숨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감시체계가 도입된 이래 가장 이른 첫 사망 기록이다. 본격적인 폭염이 오기도 전부터 고령층에게는 이미 위험이 시작됐다는 뜻으로 읽힌다.
흔히 더위 관련 질환을 한여름의 문제로만 여기기 쉽지만, 몸이 더위에 적응하기 전인 초여름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갑자기 기온이 오르면 우리 몸의 체온 조절 기능이 미처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같은 33℃라도 7월의 33℃보다 5월의 33℃가 몸에는 더 큰 충격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매일 오후 4시, 온열질환 숫자가 공개되는 구조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는 전국 약 516개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이 함께 참여한다. 응급실을 찾은 환자와 추정 사망자가 발생하면, 그 정보가 보건소에서 시·도를 거쳐 질병관리청으로 모이는 구조다. 전국의 응급실이 하나의 그물처럼 연결돼 더위의 피해를 실시간에 가깝게 추적하는 셈이다.
이렇게 모인 발생 현황은 매일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집계되어 공개된다. 덕분에 우리는 폭염이 닥친 날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응급실을 찾았는지를 거의 그날그날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 자료는 전수조사가 아니라 표본감시 결과라는 점은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응급실을 찾지 않은 경증 환자나 감시체계에 잡히지 않은 사례는 빠질 수 있어, 실제 피해는 집계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
올해 처음 도입된 온열질환 발생 예측 정보
2026년부터는 감시체계 참여기관에 발생 예측 정보가 시범 제공된다. 질병관리청과 기상청이 협력해 개발한 서비스로, 전국과 17개 시·도별로 당일부터 사흘 뒤까지의 발생 위험등급을 4단계로 나누어 알려준다. 날씨 예보처럼 건강 위험도 미리 예보하겠다는 발상이다.
이런 예측 정보가 중요한 이유는, 온열질환이 사후 대응보다 사전 예방이 훨씬 효과적인 병이기 때문이다. 위험이 높아질 날을 미리 알면 야외 일정을 조정하거나 고령층 가족에게 한 번 더 안부를 물을 수 있다. 더위로 인한 건강 위험은 결국 정보와 준비로 줄일 수 있는 위험이다.
숫자로 읽는 2025년 온열질환 — 4,460명이라는 기록
이 단원은 가장 최근 자료인 2025년 여름 통계를 살펴본다. 숫자는 막연한 두려움을 구체적인 대비로 바꿔준다. 어느 시기에, 어떤 사람에게 위험이 몰렸는지를 알면 올여름 무엇을 조심해야 할지가 분명해진다.

역대 2위, 그리고 7월 하순의 집중
질병관리청이 2025년 10월 16일 발표한 운영 결과에 따르면, 2025년 여름철 온열질환자는 모두 4,460명이었고 이 가운데 29명이 숨졌다. 환자 수만 보면 가장 많았던 2018년(4,526명) 이후 역대 두 번째 규모다. 그해 여름이 관측 이래 가장 더웠다는 기상 기록과도 맞물린다.
전년인 2024년에는 환자가 3,704명, 사망자가 34명이었다. 1년 사이 환자는 20.4% 늘었지만 사망자는 오히려 줄었다. 환자가 늘어도 사망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예방과 빠른 대처가 실제로 통한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더위가 거세져도 대비가 촘촘하면 최악은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발생 시기에는 뚜렷한 쏠림이 있었다. 전체 환자의 약 29%인 1,295명이 7월 하순에 몰렸고, 사망자 29명 가운데 34.5%인 10명도 같은 시기에 발생했다. 가장 환자가 많았던 날은 7월 8일로, 하루에만 259명이 신고됐다. 한 해의 위험이 사실상 몇 주에 응축된다는 사실은 대비의 시점을 알려준다.
온열질환은 한여름 단 며칠의 폭염에 위험이 응축된다. 7월 하순의 열흘을 어떻게 넘기느냐가 한 해 건강을 좌우한다.
누가 더 위험했나 — 연령과 지역
연령대별로는 50대가 865명(19.4%)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60대 834명(18.7%), 30대 608명(13.6%), 40대 603명(13.5%), 70대 485명(10.9%) 순이었다. 60세 이상 노년층이 전체 환자의 약 30%를 차지했다. 환자 자체는 활동량이 많은 중장년에서 두루 나온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러나 사망자는 더 고령에 집중됐다. 사망자 29명 중 60세 이상이 18명으로 62.1%였고, 그중 80세 이상이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환자는 전 연령에서 나오지만 사망 위험은 압도적으로 고령층에 쏠린다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같은 더위라도 누군가에게는 불편이고 누군가에게는 생사의 문제라는 뜻이다.
지역별로는 경기 978명, 경북 436명, 경남 382명, 전남 381명, 서울 378명 순으로 환자가 많았다. 인구가 많은 수도권과 더위가 심한 영남·호남 내륙에서 피해가 두드러진 셈이다. 여름철 건강 위험은 더위만이 아니어서, 여름철 식중독 같은 다른 계절성 위험과도 함께 대비하는 것이 좋다.
온열질환의 네 가지 유형
이 단원은 의학적 정의와 대표적인 네 가지 유형을 정리한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자료를 기준으로, 각 유형이 왜 생기고 어떤 증상으로 나타나는지를 살펴본다. 유형을 구분할 줄 알면 응급 상황에서 판단이 빨라지고,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가 보인다.

열사병 — 가장 위험한 온열질환 응급 상황
열사병은 체온을 조절하는 신경계가 열 자극을 견디지 못하고 기능을 잃는 상태다. 보통 40℃ 이상의 고열과 함께 심한 두통, 오한, 빈맥 등이 나타나며, 다발성 장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생명을 위협한다. 땀이 멈추고 피부가 뜨겁고 건조해지는 것도 위험 신호다.
열사병이 의심되면 1분 1초가 중요하다. 즉시 119에 신고하고,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긴 뒤 옷을 헐겁게 하고 몸을 식혀야 한다. 의식이 없는 사람에게 억지로 물을 먹이는 것은 기도가 막힐 위험이 있어 피해야 한다. 네 가지 유형 가운데 응급도가 가장 높은 것이 바로 이 열사병이다.
열탈진·열경련·열실신 — 흔한 온열질환이지만 방심은 금물
열탈진은 더운 환경에서 땀을 많이 흘려 몸속 수분과 염분이 부족해질 때 생긴다. 체온이 37~40℃ 사이로 오르고, 과도한 땀과 함께 두통·어지럼증·메스꺼움·구토, 극심한 무력감과 피로가 나타난다. 시원한 곳에서 휴식하고 수분과 염분을 보충하면 대개 회복되지만, 방치하면 더 위험한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열경련은 땀으로 수분과 염분이 빠져나간 상태에서 물만 보충해 염분이 모자랄 때 발생하며, 팔과 다리·어깨·복부 등의 근육에 경련이 일어난다. 열실신은 더위에 뇌로 가는 혈액이 일시적으로 부족해 의식을 잃는 것으로, 오래 서 있거나 갑자기 일어설 때 잘 생긴다. 실신 전에 어지럼증이나 두통 같은 전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 세 유형은 열사병보다 가볍지만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된다. 초기 증상을 무시하고 더위 속 활동을 계속하면 더 심각한 상태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지럼증이나 근육 경련 같은 신호는 몸이 보내는 경고로 받아들여 즉시 활동을 멈추고 쉬어야 한다.
폭염특보, 더위 경고를 어떻게 읽는가
이 단원은 기상청의 폭염특보와 영향예보를 어떻게 해석할지 다룬다. 더위로 인한 병을 막는 첫걸음은 위험 신호를 정확히 읽는 것이다. 폭염특보는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행동을 바꾸라는 구체적인 기준이라는 점을 이해하면 대응이 달라진다.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 — 33도와 35도의 의미
기상청은 2020년부터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운영한다. 폭염주의보는 일최고 체감온도가 33℃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경보는 35℃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된다. 단순한 그날의 최고기온이 아니라 이틀 이상의 지속성을 본다는 점이 핵심이다.
여기서 또 하나의 핵심은 기온이 아니라 “체감온도”라는 점이다. 체감온도는 습도와 바람을 함께 고려한 값이라, 같은 33℃라도 습한 날은 몸이 느끼는 더위가 훨씬 강하다. 그래서 위험은 기온계 숫자보다 체감온도로 가늠하는 편이 정확하다. 장마철 후텁지근한 날이 의외로 위험한 이유이기도 하다.
영향예보 4단계와 체감온도
기상청 폭염 영향예보는 위험 수준을 네 단계로 나눈다. 체감온도 31℃ 이상이 2일 이상이면 “관심”, 33℃ 이상이면 “주의”(폭염주의보), 35℃ 이상이면 “경고”(폭염경보), 그리고 38℃ 이상이 하루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 “위험” 단계다. 단계가 한 칸 오를 때마다 권고되는 행동의 강도도 함께 높아진다.
“위험” 단계라면 한낮의 야외 활동과 노동은 가능한 한 멈추는 것이 안전하다. 폭염특보가 발표되면 자신의 일정뿐 아니라 주변 고위험군의 안전까지 한 번 더 점검하는 습관이 피해를 줄인다. 특보는 두려워하라고 내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바꿀 시점을 알려주려고 내는 것이다.
온열질환을 막는 생활 수칙
이 단원은 일상에서 더위 관련 질환을 예방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다룬다. 질병관리청과 고용노동부가 강조하는 원칙은 의외로 단순하다. 어렵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잘 지켜야 하는 수칙들이다.
물·그늘·휴식 — 온열질환 예방 3수칙
예방의 기본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물을 자주 마신다. 갈증을 느끼기 전에 규칙적으로 마시는 것이 좋다. 둘째, 시원하게 지낸다. 헐렁하고 밝은색 옷을 입고 그늘과 실내를 활용한다. 셋째, 더운 시간대 활동을 줄인다. 특히 낮 12시부터 오후 5시 사이의 무리한 활동은 피한다. 야외 작업장에서 “물·그늘·휴식”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물 자주 마시기 — 갈증을 느끼기 전에, 규칙적으로
- 시원하게 지내기 — 밝고 헐렁한 옷, 그늘과 실내 활용
- 더운 시간대(낮 12~17시) 무리한 활동 줄이기
- 술과 과도한 카페인은 탈수를 부추기므로 피하기
- 어지럼·메스꺼움 등 초기 증상이 보이면 즉시 휴식
당연해 보이지만, 2025년 통계가 보여주듯 더위 피해는 결국 이 기본을 지키지 못한 순간에 찾아온다. 작업 중이라 물 마실 틈을 놓치거나, 잠깐이면 괜찮겠지 하며 한낮에 무리하는 순간이 위험하다. 수칙이 단순할수록 습관으로 만들어 두는 것이 중요하다.
고위험군이 특히 조심해야 할 온열질환
고령자, 심뇌혈관·당뇨 등 만성질환자, 야외 근로자, 어린이는 대표적인 고위험군이다. 특히 고령층은 더위를 잘 느끼지 못하고 갈증 반응도 둔해져, 위험을 자각하기 전에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 2025년 사망자의 62%가 60세 이상이었던 것도 이런 취약성과 무관하지 않다.
혼자 지내는 고령 가족이 있다면 폭염 기간에는 하루 한 번 안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야외에서 일해야 한다면 그늘에서 규칙적으로 쉬고, 2인 1조로 서로의 상태를 살피는 것이 권장된다. 또한 어린이나 노약자를 잠깐이라도 차 안에 혼자 두지 않아야 한다. 닫힌 차 안은 짧은 시간에도 치명적인 고온이 될 수 있다. 더위 속 건강 관리는 정기적인 국가건강검진으로 만성질환을 미리 다스리는 일과도 이어진다.
응급 상황에서의 몇 분 — 119 전과 후
더위 속에서 누군가 의식이 흐려지거나 쓰러졌다면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가장 먼저 119에 신고하고, 동시에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긴다. 옷을 느슨하게 풀고, 젖은 수건이나 물·부채 등으로 몸을 식히면서 구급대원을 기다린다. 겨드랑이·목·사타구니처럼 큰 혈관이 지나는 곳을 식히면 더 효과적이다.
의식이 또렷하다면 시원한 물을 천천히 마시게 해도 좋지만, 의식이 없거나 흐린 사람에게 억지로 물을 먹이는 것은 위험하므로 피해야 한다. 빠른 신고와 적극적인 냉각, 이 두 가지가 응급 상황에서 생사를 가른다. 예방과 조기 대응의 중요성은 대장암 조기 검진 같은 다른 건강 주제에서도 반복되는 원칙이다.
더 자세한 예방 정보와 응급조치 요령은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안내와 기상청 날씨누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5년 운영결과의 세부 통계는 관련 보도로도 정리돼 있다.
상황별 온열질환 대처 — 직장·가정·야외
같은 더위라도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위험의 결이 다르다. 이 단원은 직장과 작업장, 집과 실내, 그리고 야외 활동이라는 세 가지 상황으로 나누어, 각 자리에서 무엇을 조심하고 어떻게 준비할지 정리한다. 2025년 통계에서 환자가 야외 작업과 활동 중에 많이 나왔다는 점을 떠올리면, 상황별 대비는 막연한 조언이 아니라 실질적인 안전장치가 된다.
직장과 작업장에서의 온열질환 대비
야외 작업이 많은 일터에서는 고용노동부가 강조하는 “물·그늘·휴식”이 기본 원칙이다. 시원하고 깨끗한 물을 충분히 제공하고, 가까운 곳에 그늘이나 쉼터를 두며,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규칙적인 휴식 시간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만 제대로 지켜도 작업 중 발생하는 온열질환의 상당수는 막을 수 있다.
특히 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에는 옥외 작업을 줄이거나 잠시 멈추는 것이 권장된다. 무리한 일정으로 이 시간대를 강행하면 위험이 급격히 커진다. 폭염 단계가 “경고”나 “위험”으로 올라가면 작업 일정을 조정하는 결정이 곧 안전 관리의 핵심이 된다.
새로 일을 시작했거나 오랜만에 현장에 복귀한 사람은 더위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몸이 더위에 익숙해지는 데에는 며칠의 순응 기간이 필요하므로, 첫 며칠은 작업 강도를 낮추고 상태를 살피는 것이 안전하다. 동료끼리 서로의 컨디션을 확인하는 2인 1조 점검도 효과적이다.
집과 실내에서 놓치기 쉬운 위험
온열질환은 뙤약볕 아래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에어컨이 없거나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실내에서는 한낮에 실내 온도가 위험할 만큼 오를 수 있다. 특히 혼자 지내는 고령자는 더위를 덜 느껴 창문을 닫고 지내다가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까이 사는 고령 가족이나 이웃이 있다면 폭염 기간에 하루 한 번 안부를 확인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냉방이 어려운 환경이라면 가까운 경로당이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무더위쉼터, 도서관 같은 시원한 공공장소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더위를 혼자 버티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어린이나 노약자를 잠깐이라도 차 안에 혼자 두어서는 안 된다. 닫힌 차량 내부는 짧은 시간에도 치명적인 고온으로 치솟기 때문이다. 매년 되풀이되는 사고지만, “잠깐이면 괜찮겠지”라는 방심이 가장 위험하다.
야외 활동과 운동에서의 온열질환 예방
등산, 운동, 논밭일처럼 땀을 많이 흘리는 야외 활동은 가능하면 이른 아침이나 해가 누그러진 늦은 오후로 시간을 옮기는 것이 좋다. 한낮의 강한 햇볕 아래에서 장시간 몸을 움직이면 체온이 빠르게 오르고 수분과 염분이 급격히 빠져나간다. 모자와 양산, 통풍이 잘 되는 옷도 도움이 된다.
활동 중에는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물을 자주 마시고, 땀을 많이 흘렸다면 염분도 함께 보충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조금만 더”라는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 중요하다. 어지럼증이나 두통, 메스꺼움 같은 신호가 오면 그 자리에서 활동을 멈추고 시원한 곳에서 쉬어야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 직장 — 물·그늘·휴식, 오후 2~5시 옥외작업 단축, 신규자 적응기간 부여
- 가정·실내 — 통풍·냉방, 독거노인 안부 확인, 무더위쉼터 활용, 차량 방치 금지
- 야외 — 이른 아침·늦은 오후로 시간 조정, 수분·염분 보충, 신호 시 즉시 중단
상황은 달라도 원칙은 하나로 모인다. 더위를 가볍게 보지 않고,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으며, 위험할 때 멈출 줄 아는 것. 온열질환 대비의 핵심은 결국 이 단순한 태도에 있다.
밤에도 안심은 금물 — 열대야와 회복
낮의 더위만큼이나 위험한 것이 밤의 더위다. 기상청은 밤사이(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 이상으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열대야라고 부른다. 열대야가 이어지면 몸이 밤에도 충분히 식지 못하고, 낮 동안 쌓인 열 부담이 회복되지 않은 채 다음 날로 넘어간다.
잠을 제대로 못 자면 피로가 누적되고 체온 조절 능력도 떨어진다. 그 결과 다음 날 더위에 더 취약해지는 악순환이 생긴다. 특히 냉방이 어려운 환경의 고령자에게는 열대야가 이어지는 며칠이 누적된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더위는 낮에 시작해 밤에 완성되는 셈이다.
밤사이에도 적절한 환기와 냉방으로 실내 온도를 관리하고, 자기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해 체온을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잠들기 직전의 과도한 음주는 오히려 탈수와 수면의 질 저하를 부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회복은 그 자체로 온열질환을 막는 또 하나의 예방책이다.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의 폭염일수와 열대야일수는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더위가 더 일찍 시작되고 더 늦게까지 이어지는 경향은 2026년 감시체계의 조기 가동에서도 확인된다. 한여름 며칠만 조심하면 되던 시대에서,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길게 대비해야 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결국 더위 대비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한 계절을 관통하는 습관의 문제다. 물병을 늘 곁에 두는 작은 습관, 가장 더운 시간대를 피하는 일정 감각, 그리고 주변의 약한 사람을 한 번 더 챙기는 마음. 이 평범한 것들이 모여 한여름의 위험을 실제로 낮춘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더위에 대한 대비는 나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평소 건강한 성인에게는 가벼운 권고로 충분할 수 있지만, 만성질환을 앓거나 약을 꾸준히 복용 중인 사람은 더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자신이 복용하는 약이 체온 조절이나 수분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여름이 본격화되기 전에 주치의와 한 번 상의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더위로 인한 건강 문제는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2025년 한 해에만 수천 명이 응급실을 찾았지만, 그 위험의 상당 부분은 물 한 모금, 그늘 한 뼘, 잠깐의 휴식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이었다. 정보를 알고, 신호를 읽고, 제때 멈추는 것. 이 세 가지가 올여름 우리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한눈에 보는 요약
지금까지의 내용을 핵심만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6개월 뒤 다시 펼쳐 보더라도 이 요약만으로 큰 그림을 잡을 수 있도록 압축했다.
- 2026년 감시체계 — 5월 15일 조기 가동, 첫날 80대 사망(역대 가장 이른 첫 사망). 9월 30일까지 운영.
- 2025년 통계 — 환자 4,460명(역대 2위), 사망 29명. 7월 하순에 환자의 29%·사망의 34.5% 집중.
- 고위험 — 사망자의 62%가 60세 이상, 80세 이상이 최다. 고령·만성질환자·야외근로자·어린이 주의.
- 4대 유형 — 열사병(응급, 40℃↑),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사병 의심 시 즉시 119.
- 폭염특보 — 체감온도 33℃ 폭염주의보, 35℃ 폭염경보. 영향예보 4단계(관심·주의·경고·위험).
- 예방 3수칙 — 물 자주 마시기, 시원하게 지내기, 더운 시간대 활동 줄이기.
이 글은 질병관리청·기상청 등 공식 자료에 기반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 목적이며, 통계는 표본감시에 따른 잠정치일 수 있다. 개인의 증상과 대처는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응급 상황에서는 즉시 119에 신고하고 구체적인 건강 문제는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란다.
